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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연극/추상미출연] 연극 '은밀한기쁨' 두번보고 결론 내린 이사벨의 죽음의 이유

수신제가치국평천하 2014. 2. 14. 03:20

[정통연극/추상미출연] 연극 '은밀한기쁨' 두번보고 결론 내린 이사벨의 죽음의 이유


오랜만에 정통 연극을 한 편 봤다. 그것도 한 주 사이에 두 번이나 봤다.
두 번이나 본 이유는 뭔가의 해답을 찾고 싶었던 것 같다. 알 수 없는 끌림이 있다.
흔히 볼 수 없는 극 전개와 캐릭터로 보는 사람마다 입장이 참 천차만별이다.
호불호도 강할 것 같은 그런 연극이다. 1980년대의 영국을 배경으로 우리에게 무슨 메세지를 전해주고 싶어설까??


연극적 견해가 짧은 나로써는 제목을 중간중간 떠올리면서 봤다.
제목: 은밀한 기쁨 The Secret Rapture 란?
수녀가(죽음으로써) 그리스도의 신부가 되는 순간의 환희 - 죽음, 사랑의 죽음, 혹은 삶에 내재되어 있는 죽음
상세페이지에 이런 문구가 써있다. 결국 죽는 순간에 우리는 알 수 없는 어떤 환희 같은 건가...


(스포 있음)
처음 공연을 봤을 때는 극중 나오는 (주인공제외) 캐릭터가 다 탐욕스럽고 정치적임에 너무 분개했다.
공연 후에도 내가 이사벨이라면 ‘저렇게 착하게 만은 살지 않겠어’라고..
‘착한 여자 콤플렉스’ 같은 건가.. 모두가 다 그녀의 착함을 답답해한다. 착해서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도 처음 본다.
결국 그녀의 연인 어윈의 손에 생을 마감한다.
조용히 살고 싶은 이사벨을 가만두지 못하고, 그녀가 가진 재산, 연인, 생명까지 앗아간다.


(잠깐 캐릭터이야기)
그 파멸의 중심에는 나태한 캐서린이 있다. 사회적 약자 같은 그녀는 누군가에 의지해
삶을 이어나가면서도 개선하려 하지 않는다. 잘 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실수투성이다.
안다. 그녀도 충분히 힘들 것을...
두번째로 제일 이해할 수 없는 마리온 캐릭터.. 친자매 지간인데 이사벨을 가장 오랫동안 보아왔으면서도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에 태클을 건다. 야망의 끝은 혈연도 막을 수 없는 건가.. 왠지 그녀가 모든걸 조종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어윈..난 자꾸 여윈이라고 읽어지더라ㅋㅋ 이 캐릭터도 정말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다정다감한 남자다.
하지만 무언가에 막힌 듯, 점점 변해가고 엇갈리고 망가진다. 더 늦기 전에 멈췄어야 했는데..
톰과 론다 역할은 극 전개상 역시 중요한 인물이지만 따로 부연설명은 안하고 그냥 가담자라 하겠다.
여기까지가 첫번째 공연을 보고 메모해뒀던 내용이다.


근데.... 두번째 관람에서 이상함을 느꼈다.
추상미(이사벨역)씨가 처음 쇼파에 앉아 명상에 잠겨있는 장면에서...
결말을 아는 입장에서 묘한 느낌이 들었다.
설마 이사벨이 스스로 죽음을 준비하는 느낌이랄까?.
아버지의 임종이라는.. 그녀에게는 엄청난 시련과 혼돈에서 가져오는 마지막 선택이라고 할까??
분명 처음 극을 보면서 답답한 부분이었던 이사벨의 선택~
왜?? 이사벨은 멍청하게.. 왜.. 저랬을까 하는 답답함을 씻어주는 명쾌한 답은...
"그래 이사벨은 처음부터 죽음을 준비했었어.."
(물론 죽음을 선택한다는 것이 극단적이지만, 심신상실 상태에서는 올바른 선택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뜸금 없이 캐서린을 떠안으려 했던 것도..
초반 어윈과 행복한 애정쉽도 별로 즐거워 보이지 않아 보인 것도..
사업확장을 하고 싶지 않았지만 모두의 의견을 따른 것도..
캐서린의 결정적 실수에도 그녀는 다시 옛날 집을 구매하며 함께 죽음을 준비했...
마지막으로 그 죽음을 암시한 순간.. 그래도 사랑했던 어윈의 권총에 당하고자 했던..


이사벨의 대사 중
"당신이 날 죽인다면, 그것도 내 잘못일까?"
이미 죽기도 전에 죽음을 준비하는 듯한 대사여서 소름이 돋았다.
다소 비약이 있을 수 있으나 어디까지나 내가 두 번 공연을 본 느낌은 그랬다.
이유야 어쨌던 이 공연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각자 느낀 부분이 다를 수 있는 게 매력인 것 같다.

그 외 공연 보면서 짧게 든 생각 정리..
연극이기 때문에 복잡하지 않으면서도 심플한 무대디자인, 몰입도 최고..
핵개발 추진, 거대자본의 투입, 민영화, 노조탄압!! 요즘 답답한 모습이 어찌 그리 똑같은지..
이명행 배우의 광연기?? 아 매번 볼 때 마다 탄성이 절로 난다.

공연추천!
명배우 명연기~ 흔히 볼 수 없는 정통연극, 이제 아니면 볼 기회가 없을 듯~
간만에 공연 보길 잘했다라는 생각이 들었던 작품!!
보너스~ 배우 인터뷰 영상~


추상미 - 이사벨 역

이명행 - 어윈역

유연수 - 톰역

우현주 - 마리온역

서정연 - 캐서린역

조한나 - 론다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