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속의 꿈/남산드라마센터] 한국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연극 '꿈속의 꿈'




(사진제공- 블랙빙고)

누구나 꿈을 꾼다.
좋은 꿈을 꾸면 남에게 꿈을 팔기도 한다.
누구나 쉽게 재미 삼아 꿈을 사고 팔기도 하는데 그런 사소한 행동으로 인해
큰 운명이 바뀐다면.. 그 운명이 나라의 운명을 바꾼다면?

이 분은 유신의 여동생 문희이자, 춘추의 비, 문무왕의 엄마이시다.

연극 '꿈속의 꿈'은 꿈을 사고파는 이런 행위에서 시작해 역사의 흥망성쇠까지
우리가 잘 몰랐던 이야기들을 완성도 높은 연극으로 보여준다.

사실 나도 주로 연극이나 뮤지컬은 대다수가 로맨틱 코메디 위주로 보게 되기 때문에
쉽게 선택되어지지 않는 전통(?)연극이지만 그래도 가끔
한번쯤은 오랜 여운이 남고 싶은 공연을 찾아보곤 한다.

2009년도 우리 안방을 뜨겁게 달군 드라마 '선덕여왕'이 다시 생각날 정도로
이야기의 무대는 신라 삼국통일 전 상황으로 돌아간다.
특히 우리에게 친숙한 김유신 장군과 그의 두 누이들이 나오며
드라마에서 선덕여왕을 도왔던 김춘추가 핵심인물로 나온다. 다소 피폐한 왕으로 ㅋㅋ
역사지식이 짧은 나에게 그나마 드라마 덕분에 사전지식을 깔아주니
대사가 다소 어려웠던 것도 대충 알아들을 수 있었다.
전후 사정을 잘 설명해주지 않는 연극에서 그나마 아는 지식을
잘 짜집기하여 눈치껏 이해할 수 있었다.
솔직히 난 아직도 스토리가 이해가 안되면 아무리 좋은걸 보여줘도 기억에 안 남는다.
(후기 작성은 당연히 불가능하다.)


 

이 공연은 참 많은 여운은 남겼다.
어디서 흔히 볼 수 없는 그런 에너지를 가졌다.
한국인만이 공감할 수 있는 미를 2시간 동안 마음껏 느꼈던 것 같다.

1. 한국의 미 - 무대장치
우리나라 전통극을 보지 않는 이상 이런 무대를 보기 어렵다. 더더욱 없다.
무대 조형물이나 배우의 의상들은 오천년 역사를 자랑하는 한국의 미를 잘 나타낸다.
그 자체만으로도 편안하고 오묘하다.
양쪽 기둥과 백그라운드는 평상시에는 가림막이지만 조명을 어떻게 쓰냐에 따라
실루엣처럼 배우들이 등장하기도 한다.
동양화의 여백을 강조하는 이치랄까? 독특했다.
또 무대 중간에 저승으로 가는 통로가 있는데 한을 품고 가는 고인을 떠나 보낼 때
관객들도 함께 눈가를 적신다.
당시 불교사상이 주를 이뤘기 때문에 사후 세계를 비중 있게 무대로 표현했던 것 같다.

 


2. 한국의 정서 - 연출
설화를 바탕으로 한 연극이기 때문에 어떻게 해석하고 연출하느냐에 따라 분위기는
180도 바뀔 것이다.
특히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우직한 무인으로 나온 김유신이 이 연극에서는
권력탐욕에 눈이 멀어 누이동생까지 이용한 인물로 나오는데..
당시 상황을 놓고 봤을 때 같은 골품제끼리 혼인을 성사시키려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보다 내가 주목한 부분은 보희가 문희를 대신해 당나라 볼모로 끌려가게 되었을 때 마음.
꿈을 사고 판 두 자매간의 우애와 사랑 등 한국정서에 딱 맞는 그런 이야기를 잘 표현했다.

 

3. 한국스러운 연기파 배우
[길해연-문희, 문형주-보희] 처녀시절부터 늙은 왕후까지 여자의 일생을 다 연기한다.
워낙 연기에 대해서는 더 칭찬할 수 없는 배우들이기에...
보는 내내 소름이 돋기도 하고, 눈물을 하염없이 흘릴 때는 더욱더 몰입되게 된다.
특히 재미있는 케릭터는 ‘김춘추’역할을 맡은 강일 배우이다.
영화 친구에서 마약중독된 유오성의 역할을 보는 듯한..어떤 공포를 온 몸으로 표현하는
모습이 참 인상 깊었다.
‘김유신’역할을 맡은 장용철배우는 딱 봐도 연극인 포스가 물씬 풍겼는데 찾아보니 개인 블로그도 있고
트위터도 있고 활동만큼이나 굉장히 멋진 배우인 것 같다. 마지막 하얀 가루를 온몸에 뒤집어 쓴채~~ 혼신의 힘을 다한다.
연기 배테랑들이 이렇게 많이 출연하는 연극도 보기 드물다.

 4. 광대놀이 - 희극적 요소
처음부터 끝까지 무거운 느낌과 인물간의 갈등해소만 이야기하다 보면 지루해지기 십상이다.
사실 전통연극은 가벼워서는 안 되는 그런 예술적인 베이스가 깔려있다고는 하나 요즘 관객들이
예능이나 영화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살짝 기분전환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중간에 나오는 광대놀이는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시간이며,
극 후반에 더욱 몰입할 수 있게 되는 역할을 한다. (인터미션도 없고 어른들의 집중력도 불과 1시간을 넘기 힘든 현실!!)
중간에 영화 ‘왕의 남자’에서 나오는 사회풍자 광대씬을 볼 수 있다.
단순히 웃음을 주는 재미도 있지만 어렵게 전개되는 이야기를 속 시원하게 다시 정리해주는 고마운 시간이다.



 2008 서울연극제 대상.희곡상, 연기상을 수상한 작품!!

다양한 장점이 많은 공연이지만 무조건 강력추천하기에는 여러 사항을 고려해보아야 한다.
보는 사람의 취향이나 선호도를 잘 따져서 추천해야 한다.
연극에 대한 수용능력이 좋은 사람, 또 단편적인 상업물에 지친 사람들에게 추천할만하다.
이런 연극은 우리가 많이 사랑해줘야 한다.

 ps.안 사랑하면~~~


미워할꼬야~~ ㅋㅋ

ps2. 남산드라마센터 가는길

Posted by 수신제가치국평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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