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그리스] 단 한순간도 지루하지 않았던 공연 뮤지컬 그리스
뮤지컬을 보기 전에는 왜 제목이 그리스인지 몰랐다.
알고 보니 그리이스 기름을 머리에 바르고 나오는 다섯 남자들에서 따온 것이다.
머리기름이 제목인 것에 비해 극중에서는 별로 언급되지는 않지만
195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수컷들의 후까시를 표현하기 제격인 것 같다.
포스터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앨비스 프래슬리’를 연상캐하는 헤어스타일과 옷차림으로
무장한 건장한 기럭지의 청년들이 등장한다.
그 남자들 숫자만큼 더 강력한 핑크빛 소녀들도 등장한다.
모든 등장인물은 각자의 캐릭터가 있고 각자의 러브스토리가 있어서
각 파트마다 무대안을 휘젓고 다닌다.
배우들은 록앤롤 리듬에 신나게 춤추고 수다를 떤다.
화려한 무대와 단체 안무가 많아서 그런지 우리나라의 로맨틱 뮤지컬과는 다소 상반된 느낌이라서 신선했다.
내가 뮤지컬 그리스를 추천하는 이유
1. 화려한 단체안무씬
뮤지컬 그리스는 러브스토리를 바탕으로 한 한편의 영화 같은 뮤지컬이다.
(찾아보니 영화보다 뮤지컬이 먼저라는.. 초연이 40세가 넘었다)
대사 후에 다양한 안무씬이 나온다. 대형뮤지컬답게 인원도 많아 더욱 화려하다.
그들이 모두 나와 떼로 춤을 추면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우리 정서상 음주가무를 좋아하는 민족인데도… 요즘 들어 드는 생각은 너무 점잖은 것 같다.
남이 춤추면 같이 추고 싶고 쉽게 음악에 빠져들어야 정상인데...쉽게 추려 하지 않는다. 옆 사람을 의식해서 그런가...
그래도 마지막 앵콜 때 배우들의 신나는 록앤롤 리듬에 몸을 흔들면
그제서야 소극적으로 리듬을 탄다. ㅋㅋㅋ
이 모습은 마치 헤드윅의 앵콜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그땐 콘서트, 지금은 고교졸업파티가 되겠다.
2.귀에 익숙한 넘버
솔직히 'summer night'뿐이 생각이 안 나지만 뮤지컬 ost전반적으로 듣기 좋았다.
뮤지컬의 생명인 음악이 이처럼 친숙하게 다가가는 것이야말로 큰 장점이라 하겠다.
영상이랑 함께 보니깐 더욱 재밌다. 당시 복고패션도 봐줄만한데~~~
3.쇼킹한 노출씬
재미를 부여하기 위해 만든 장면이라고 하지만 철저히 계산된 씬이란 생각이 든다.
한 사람은 둔부를 까고, 다른 한 사람은 왕짜 식스팩을 깐다.
동물의 세계에서 보면 약자(원숭이)는 엉덩이를 내밀고
강자(사자)는 자신의 강함을 자랑하듯이 근육을 과시한다.
사실 갓 졸업하는 고등학생이 강해 봐야 얼마나 강하겠냐 만은
그들은 세계정복도 이룰 만큼 기세등등하다. (10대 때 무서울 게 없는 것처럼)
반면 외모는 빤지르르한데 한 여자의 마음도 제대로 못 쟁취할 정도로 약하다.
남자의 허와 실을 여실히 드러낸다.
가끔 남자들의 허풍이 멋져 보일 수도 있지만 그로 인해
여자들이 힘들어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암튼 노출씬이 단순히 한번 웃고 가는 부분이지만
이런 남자들의 양면성을 재치 있게 잘 표현한 것 같다.ㅎㅎㅎ
바로 이 동작!!
돌아오는 길에 대니와 친구들이 하는 모션을 따라해봤다. 따라만 해도 웃기다.
한번 해보고 싶은 머리스타일인데 정말 조폭스러울까봐 못하겠다.
ㅋㅋㅋ 즐거운 공연 덕분에 오늘도 행복한 하루를 보냈다.
큰 고민없이 봐도 부담없는 뮤지컬 그리스!! 왕추다.
이 뮤지컬은 굳이 추천을 하지 않아도 알아서 찾게 되는 스테디셀러 같은 느낌을 받았다.
초연 이후 40년이 넘도록 그 스토리가 지금까지 통하는걸 보면
수 없이 수정과 검증을 통해 완성되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도 이런 장수뮤지컬하나 가졌으면 소원이 없겠다.
Ps. 배우 임혜영~~
내가 본 뮤지컬에는 임혜영이 잘 걸린다.
작년 ‘젋은 베르테르의 슬픔’ 뮤지컬을 했을 때 포스터 촬영을 했을 때
너무 잘 웃고 호탕한 성격이 그대로 보여지는데....막상 극에 들어가면...
옥구슬이 굴러갈 듯한 목소리로 청중을 압도한다.
사랑방손님에서 나오는 옥희 목소리랄까?! ㅋㅋ
마지막으로 캐릭터정보... 참 이날 주연배우가 장지우였음. 빼먹을뻔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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