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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뜨거운여름 처럼 내 뜨거웠던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

수신제가치국평천하 2014. 11. 11. 09:00
연극 뜨거운여름 처럼 내 뜨거웠던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


간다 퍼레이드 마지막 작품이 드디어 공개가 되었다.
뜨거운 여름!! 제목부터 온몸에 땀나게 하는데 역시나 2시간 동안 배우들은 정말 열심히 춤을 춘다.
어느 순간 이미... 난 재희가 되고 잊혀졌던 내 과거의 뜨거웠던 것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영상으로 다 보여줄 수 없지만, 부랴부랴 만든 것치곤 좋은 반응을 주셔서 기분이 좋았던?!
극단 간다에 대한 애정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던 그런 시간이었다.

그럼 다시 본론으로..
극중의 다양한 재미요소, 줄거리, 배역소개 등 장치적인 요소는 별로 하고 싶지 않다.
온전히 관극 때의 내 감정을 기록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왜 뜨거운 여름인가?
대본에 ‘뜨겁게 살아야지 가을이 시원한 줄 안다’는 대사가 나온다.
내 뜨거웠던 여름이 언제였는가?? 10대말 20대초가 떠오른다.
에너지가 충만했던 시절, 온전히 하고 싶은 대로 살았던 시절..
다행히 그 기록들을 잘 보관해두었기 때문에 아쉽지 않다. 사진, 영상 등등..
그때 사람들도 대부분 내 옆에 있다. 만나면 그때의 즐거운 수다는 끝이 없다.
그 여름이 뜨거웠기에 이제 결실이 다가오는 듯하다.
내 좌우명처럼 ‘수신제가’인 시기가 20대 30대라면, 치국평천하를 이루는 시기는
40대 50대가 될 것이고, 이때가 가을.. 겨울을 바라보고 있고
60대가 되면.. 다시 봄이 찾아 올까? 꽃보다 할배나 찍을 준비를 해야지 ㅋㅋ


에피소드1
대학교 방학 때면 난 학교에 남았다. 지금 대학생들처럼 학점, 취업준비, 영어공부 때문이 아니다.
그냥 학교에서 알바하고 밥 해먹고 동아리방에서 운동하고 더우면 더운 대로
근처 계곡에 놀러 가거나 큰 스케줄 없으면 그냥 디비 잤다.
단순히 도시에 빡빡한 공간보다는 넓고 한적한 학교가 좋았던 것일지도..
가끔 고립되거나 하면 먹을게 없었다는 문제 빼곤..
그렇게 방학을 외롭게 지내다가 개학을 하면 북적북적한 학교가 또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었다.
내 뜨거운 이십 대도 재희 못지 않았네 그려~
이것도 ‘뜨거운여름’처럼 뭔가 오버랩되는 그런 느낌?!



-니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

'바닷물을 썩지 않게 하는 것은 단 3%의 소금이다.' 라는 말이 나온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불과 3%의 열정으로 살아가는 이유를 만들게 된다.
34년을 살아보니 항상 열정으로 가득 채우다 보면 몸이 못 버틴다. 재가 되버릴지도..
우리는 일상이라는 잔잔한 호수 위에 3% 정도의 염분을 항상 머뭄고 살아야 썪지 않고
오래 잘 굴러가는 것이다. 3%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돌이켜보니 극중 재희처럼 평범하진 않았던 학창시절이었다.
공부도 그다지 잘하지 못했는데 우연히 반장을 해서 각종 사건사고를 터트리기도 하고
내가 좋아하는 일본음악을 들으면서 테이프 더빙장사도 하고 (완전 오덕질)
한번쯤은 다 해봤을 ooo물에도 손을 대보고 ㅋㅋㅋ
좋은 얘기가 없네.. 참 유별난 놈이었던 것 분명하다.
아무튼 그때부터 뭔가 계획 세우는걸 좋아해서 지금의 인생설계를 만들었던 것 같다.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신해철의 노래 '니가 진짜로 원하는게 뭐야'가 머리 속에 맴돈다.
만약 15년 전에 나와 닮은 학생을 만난다면, 그 말을 꼭 해주고 싶다.
너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뭔지 빨리 찾아봐!!!




에피소드2
공연 보는 내내 채경보다!! 예뻤던 첫사랑의 기억이 떠올랐다.
재희만큼 이른 나이는 아니었지만, 대학 때 만난 첫사랑이 있었다.
지금 찾아보면 그때 같이 찍은 사진 한 장 부모님 집에 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이게 참 버리지도 못하고, 이사가면서 분실되어야 하나 부다.
솔직히 풋사랑이야 모든지 서툴고 풋풋할 때나 즐거운거지… 지금 생각해보면 오글거려 죽을..
마지막으로 편지를 구구절절 열두장 써서 줬던 기억이 난다. (어떻게 전해줬는지 기억을 안남)
이별편지인 것 같은데.. 슬프지 않았다.
덕분에 참 별로였던 나를 참 괜찮게 바꿔준 사람이었기 때문에..
가끔 궁금하긴 한데.. 거기까진 것 같다.
각자의 인생루트를 살다가 잠깐 교차점에서 만난 것뿐..
그리고 극중과는 달리 안 죽어줘서 다행이다. 그런걸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텐데..
지금은 어딘가에서 잘 살고 있겠지 하는 마음만 든다.
훗날 혹시 만나게 되면 이말 꼭 해주고 싶다. 그때 정말 고마웠다고... 
잔잔하게 야생화노래로 마무리한다.
'어리고 작았던 나의 맘에 눈부시게 빛나던 추억 속에 그렇게 너를 또 한번 불러본다'

신의정 배우 완전 예쁘심~~



<추천>
공연 2시간 보고 5시간 옛날 생각하게 만드는 공연은 처음인 것 같다.
그래서 보라고 말하고 싶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