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입니다.
국민학교 6학년이후로...
이제 어린이를 탈피한지 거진 15년정도가 된 것 같습니다.
5월이되면 반갑게 하루 쉬는 날이된지 오래됐네요.
근데 올해는 좀 특별한 일이 생겼습니다.
제 아내가 장애인학교생활지도교사를 하고 있는데
그곳에서 장애아동을 위해 한달에 한번 가정방문을 합니다.
그래서 어제 한 아이가 왔어요. 이름은 11살? 설화입니다.
다운증후군 아동인데 목소리도 우렁차고 참 명랑하고 밝습니다.
처음 맞이하는데 그 자리에서 '아빠'가 되었고,
아내는 '엄마'라고 부릅니다.
거실컴퓨터에서 오랜만에 동요가 흘러나옵니다.
매일 기숙사에만 있다가 가정방문 나오는 것이 마치
군인이 휴가나오는 것 만큼이나 아이들에게는 신나는 일입니다.
특별히 잘하준 것은 없었고 있는 동안 편안하게 대해줬습니다.
그리고 오늘 아침 새벽같이 돌아가야 했습니다.
배꼽에 손하고 공손히 인사하는 모습이 참 인상에 남았습니다.
사실 이 아이는 특별한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설화란 이름이 雪(눈설)자가 들어가는데, 눈밭에서 주어왔다고 합니다.
제 어머니는 어떻게 자식을 내다버릴수 있냐고 혀를 차셨습니다.
부모도 모른채 장애를 안고 지금은 선생님을 엄마라고 부르지만
나중에 어른이 되어 자아인식을 하면 모든 것을 알게 될까봐
참 가슴이 아픕니다.
다음번에는 좀더 멋진 아빠의 모습이 되어줘야겠습니다.
올해 들어서 이상하게 장애아동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접합니다.
얼마나 장애인차별금지법에 관한 이벤트가 있었는데
정기적으로 자원봉사활동을 가시는 수짱누나의 사연을 ucc로 소개를 하였습니다.
너와 나의 마음 _36.5℃
한두달에 한번씩 신림동 주사랑공동체의집에 방문해 청소도 하고,
아이들 목욕도 시켜준 지가 1년이 넘었습니다.
처음엔 혹시나 실수하지 않을까, 되려 내가 상처입히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며 쉽게 다가서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양치질하기 싫다고 떼쓰고,
TV 어린이만화에 열광하는 아이들을 보며
여느 건강한 아이들과 하나도 다름이 없음을 느꼈어요.
단지 어떤 이는 몸이 조금 불편하고,
어떤 이는 저처럼 마음을 전하는 게 조금 서툴 뿐.
우리는 36.5℃라는 똑같은 체온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유난스런 관심도, 거추장스러우 색안경도 필요없어요.
그저 손을 내밀어 36.5℃의 따스한 당신의 마음을 느낄 수 있게 해주세요.^^*
그렇습니다.
특별한 관심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저희집에 설화가 왔을때도 유난을 떨지 않았습니다.
단지 아이들에게 하룻밤 묵어갈 수 있는 편안함을 주면 됩니다.
덕분에 그날은 침대를 내줬지만 마음은 뿌듯합니다.
(앞으로 자매결연가정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우연히 알게된 태호라는 아이가 있습니다.
이 아이를 보고 있으면 가끔 힘들다고 투정부리고
불평불만만 늘어놓는 자신이 부끄러워집니다.
주어진 상황이 다 같을 순 없지만 부끄럽지 않게
열심히 살아야겠습니다.
어린이날 어린이들로 부터 참 많은 걸 배우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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