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마다 카페를 가는 이유도 제각각이다. 미팅하거나 친구랑 수다를 떨거나
또는 여행을 가서 좀 쉬고 싶을 때.. 다음 여행코스를 짜면서 여유를 만끽하고 싶을 때..
근데 요즘 카페가 참 많다. 선택의 폭이 커진 만큼 결정하기는 더더욱 어렵다.


얼마 전 대학 때 알게 된 교수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자주 하는 전화는 아니었지만
대소사가 있을때마다 안부차 전화를 드렸었는데.. 이번엔 먼저 전화를 주셨다.
"커피사 줄 테니 올 수 있니?!~ ㅎㅎㅎ" 

가벼운 통화 후 며칠 뒤 영종도로 안부차 찾아뵙게 되었고... 그게 시작이었다.

사장님 교수님 형님 그리고 나

 

내가 시킨 발리 블루문 잘 몰랐지만 왠지 이름이 끌려서^^
콜드 브루 아주 미세한 양인데도 맛을 내기에 충분했음


나도 커피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여러가지 요소를 본다.
카페 주변 관광지, 빵의 맛, 전망? 인테리어 등...
정작 커피맛은? 뭐랄까 요즘 다 잘하자나.. soso 하잖아...
근데 이 곳은 진짜 커피맛을 알게 해준 가게였다.


카페를 들어서니 잔잔한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고, 왼쪽에 로스팅 기계가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었고
그냥 조용했다. 은은한 커피향만이 카페라는 느낌을 줄 뿐.. 외관상으로는 이 카페를 굳이 꼭 와야 하는 이유는 없었다.
조용히 커피주문 후 인사와 안부 대화를 나누던 중...
갑자기 이상한 통을 들고 오시더니 갈은 커피의 향을 맡게 해 주신다?ㅋ  
(처음 보는 광경이지만 여긴 익숙한듯한 행동이셨다.)
그때 사장님을 자세히 봤는데.. 개성 넘치는 단발파마머리에 봉준호 느낌의 사장님^^ 
완성된 커피에 대해 적은 쪽지를 주시면서 지금 먹는 커피가 무엇인지도 설명을 해주시고 가셨다.


"커피가 정말 맛있네요^^"
그리고 네시간이 흐른 후에야 카페를 빠져나올 수 있었다. 방탈출도 아니고...ㅋㅋㅋ
사실 지금도 머리속에 정리가 되지 않는 부분은 내가 커피에 대해서 그렇게 흥미가 있지 않았는데..
점점 더 알고 싶어지는? 카페인에 중독되어가는 느낌? 을 받아서이다.


이 곳에는 정말 특별한 커피가 있다.
처음 말했던 카페를 선택하는 다양한 요소들을 제외하고 커피맛만큼은 최고로 자부하는 커피집!!

어떤 커피가 좋은 커피냐에 대한 질문을 했을 때... 
일단 그냥 마셔보라~ 느껴보라 정도의 멘트~~ 그게 전부였다가...
커피 등급에 대한 이야기, 가공방식, 지역, 디펙트 과정의 중요성, 테이블에 생두 원두를 가지고 오셔서 이야기를 해주셨다.  특히 커피에 대한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하시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질문? 스토리텔링을 해주셔서 점점 빠져들었다.

그 사이사이 오신 단골고객님들은 혼자 커피를 드시고 가시거나 나이 지긋한 부부들도 보였고
의외로 굉장히 젊은 커플들도 보였다. 그 커플들은 아예 바리스타 앞 테이블에 앉아서 한참 동안 이야기를 해주셨다.


많이 마신 커피 덕분인지 카페인 반응 때문인지 몽롱한 상태로 집에 왔다.

(신기하게 많이 마셨는데도 속이 부담되진 않았음)
사 가지고 온 콜드 브루 원액을 타서 아내에게 주니 담에 한번 같이 가보자고 했다.


커피야 그냥 즐기면 되는 음료라서 크게 고려치 않았는데...
사장님 이야기를 듣고 보니 커피에 대한 고마움이 전해지는 하루였다.
이미 커피마니아 사이에서는 알음알음 알려졌다고 하던데  (수많은 후기가 입증)
커피맛을 글로 설명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그냥 한번 가서 마셔보길 추천한다.
혹시 그 맛이 궁금하다면 영종도 '박양우커피집' 으로 가보길 바란다. 

화장실 가는 길에 눈에 띄는 갤러리
로스팅해서 판매하는 원두 정보 - 첨엔 무슨 말인지 몰랐으나 설명을 듣고 알게 됨
에디오피아(국가) 예가체프(지역) G1(최고등급) 네츄럴(가공방식) 단세 모모라(브랜드명) 3.6(로스팅날짜)

원두 구매 -  사장님이 직접 적으신 원두 정보와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어떤 맛인지는 알려주시지 않는다^^ 

왜일까? 그건 다음 포스팅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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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3.23 | 지도 크게 보기©  NAVER Corp.
Posted by 수신제가치국평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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