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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2000년,
내가 대학생신입생 첫 여름 방학 때 나는 친구들과 무작정 일본배낭여행을 떠난 적이 있었다.
튼튼한 두 다리만 있으면 일본 열도도 가뿐히 횡단하고도 남을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지만
가난한 우리들에게 여행경비 중 식비를 가장 아껴야만 했기에 늘 벤토로 끼니를 채워야만 했다.
그래도 일본까지 와서 스시를 못 먹고 가면 여행했다고 할 수 없기에..
친구들과 고심 끝에 당시 우에노역 근처에 있는 작은 선술집을 찾았었다.
고등학교 때 배운 짧은 일본어와 바디랭귀지로 이것저것 주문을 했고
얄미운 양이지만 그래도 스시를 먹었다는 기쁨에 연신 오이시이를 외쳐댔다.
어릴 적 '미스터 초밥왕' 만화책을 읽으며 상상했던 그 맛일거라며 서로 부둥켜 울었다.

감동..

그때 여행을 같이 갔던 한 친구가 오랜만에 연락을 해왔다.
간만에 술이나 먹자고 자기가 예전 추억을 떠올릴만한 대박 집을 찾았다고..
홍대입구 역에 내려서 린나이 건물을 바라보고 연남동 쪽으로 좌회전했다.
'어떤 집을 가길래~' 좀 투덜거렸지만 총알 쥔 사람이 오야봉인지라 아닥하고 따라갔다.
예상은 했지만 일본 선술집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가게가 눈에 보였다.
일단 보기 드문 가게이니 사진 한방 박고^^

이노시시 (나무 장식이 굿~)

안으로 들어가니 10평 남짓한 공간이지만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것이
인테리어에 꽤나 신경을 쓴 듯 했다. (소품들이 정말 스리슬적하고 싶을 정도..ㅋㅋ)

잘 생기신 분이 메인 주방장님이자 사장님^^ 조리사 자격증이 무려 5개라신다. 우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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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두가 길었다. 일단 먹어보자.
음식사진은 일단 거짓이 없어야 한다. 포샾은 금물!
우선 술부터 골랐다. 친구넘이 쏘는 것이기에 비싼 술부터 마셔줘야 안주도 그에 맞게 시킬 것이 아닌가..
준마이급 야마다니시키로 질렀다. 유후~

항상 느낀거지만 일식집 오면 왜 술부터 고르게 될까? 일반 횟집에 가면 안주부터 고르기 바쁜데...ㅋㅋ


앉으면 나오는 기본 안주~ 간단히 한잔 먹으러 왔으면 이 기본 안주로도 천천히 여운을 즐기겠으나 오늘은 달려야 하니 후르릅!~

앞에 광어, 단새우, 전어, 뒤에 잘 안보이는데 방어^^
난 개인적으로 맨날 먹는 광어보다는 두껍고 먹음직스러운 방어를 좋아한다. 붉은 살 생선답지 않게 씹는 맛이 일품!!
참 이노시시에서는 생와사비를 사용하는데 회 맛을 살리는데는 바로 이 생와사비가 제대로다. 가루와사비는 가라....

단새우 먹어보기


가을전어 먹어보기


전복찜.. 별도의 소스를 바르지 않고 소금에 찍어먹는 맛... 술 막들어간다.

니기리 7종 초밥 (광어, 전어, 방어, 새우, 갑오징어, 고등어, 성게) 
사실 요즘은 어딜가나 초밥 먹을때는 많은데 진짜 혀에 맴도는 초밥은 드물다.
회도 중요하지만 초밥의 생명은 역시 밥맛!! 주인장에게 이노시시 초밥의 비밀을 한번 물어보시라. (과연 알려줄까??ㅋㅋ)


또 회가 나왔다. 주방장 추천 5종 사시미
참고로 이노시시에서는 고민할 필요가 없다. 그냥 주방장에게 오늘 회가 뭐가 들어왔는지 뭐가 좋은지 물어보면 추천 팍팍!!
다 보던 회인데 첨보는거..가쓰오다다끼 (가다랑어 등살)
난 특히 고등어 초절임한 시메사바...
약간의 짭쪼롬한 맛과 시큼한 맛, 고소함이 어우러진 알싸한 맛 ㅜㅜ 잊을 수 없다. 글쓰면서 배고파오네..
참 잊고 지나갈뻔, 회 아래보면 시소라는 작은 잎이 있는데
이걸 먹어보면 허브처럼 단 향기가 나 회의 맛을 한층 업그레이드 해준다. (크기는 작은 깻잎사이즈)

닭튀김 - 도리가라야끼
회를 너무 좋아하지만... 한템포 쉬어가주는 센스.. 근데 난 닭이라면 장난 아니게 먹는데...큰일이군.

감자 고로케
아삭한 빵튀김 옷 안에 하얀 속살 감자.. 특히 특제소스(흑임자)랑 환상적인 조화다. 

일본식 고등어 간장조림
담백한 고등어 조림이라 밥한공기가 절로 생각났다. 이 타이밍에서 살짝 소주랑 곁들여 봤는데..환상적인 조화 ㅜㅜ
난 먹는다.
다 먹었다.
미안하다 고등어야~

아까 안 먹어본 초밥을 더 시켜봤다.
야무지게.. 다소곳이.. 앉아 있는 단새우
진짜 왜 단새우인지 몰랐는데.. 정말 혀끝에 단맛이 전해져 온다.
'고노와다' 라는 건데 해삼창젓으로 만든 초밥
갠적으로 난 멍게처럼 바다의 맛이 나는 걸 좋아하는데 정말 먹는 순간 머리 위에 파도가 쳤다. (살짝 오반가??ㅋㅋ)

혹시 일본식 꼬치요리를 좋아한다면 대용으로
아끼도리를 추천한다. 간장소스 맛 닭조림이다. 껍질이 바삭하고 가슴살의 부드러움이 전해져 온다.
참고로 저 주위에 있는 파란 잎파리가 시금치인데 함께 먹으면 좋다.

혹시 회에는 소주만 어울린다고 생각하는가?
내가 전에 어디 블로그를 봤는데 회에는 맥주가 더 어울린다고 한다.
이유야 전문가가 아니니 잘 모르겠지만,
저녁 10시나 되서야 도착한 여자친구를 위해 아사히 생맥주 하나 시켜주신다. (한잔 7천원)


넉살 좋은 내 친구...
회맛을 못 보면 서운하다고 한상 더 시킨다.

한접시 제대로 차려진 스시...보는 것만으로도 황홀경

마지막 국물 안주까지..
덴부라 소유나베로 마무리..

어느덧 시간은 12시를 향해가고 끝날 시간이 임박해왔다.
보통 금요일 저녁이면 새벽 2시, 4시까지 영업하는 집이 많은 데 이상하게 12시면 문을 닫아 버린다.
왠지 일본의 장인 정신이 느껴진다. 
대식가로서 음식 사진을 더 소개하고 싶었지만 너무 많아 이정도에서 줄인다. 2탄을 준비해볼까..
 

마구마구 인테리어 사진

열심히 음식하시는 사장님과 아기자기한 인테리어..

스모선수들이 하고 나오는 앞치마?! 란다.

지라시는 말 그래도 '뿌리다' (전단지를 찌라시라고 하자나요.ㅋㅋ)


[홍대맛집/신촌맛집]이노시시에 가다. 이자까야 추천 선술집



이노시시= 멧돼지입니다.
여기 사장님이 83년생 동창두분이 의기투합해 만든 곳이라고 합니다.
두분다 일본에서 직접 요리를 배워오신 배테랑이라고 하니...존경스럽습니다.
홍대맛집이라 대박날듯!!

비밀 대공개 메뉴판!!


메뉴판은 친구 디카로 찍었는데.. 좀 흐릿하게 나왔다.
참고로 메뉴판은 그날 그날 재료에 따라 사장님이 직접 작성한단다. 10월 9일 맑음^^


수신제가가 추천합니다.
1. 꼬치, 우동, 라면 말고 왠지~ 진짜 일본 맛을 느끼고 싶을 때..
2. 늦은 퇴근길 혼자 회 몇접에 도쿠리 한잔 하고 싶을 때..
3. 사시미 좋아 하는 사람은 두말 필요 없지...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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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수신제가치국평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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