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명짓기/아기태명추천] 임산부 남편들에게 전하는 태명 짓기 노하우

                                                           본 사진은 네파와 관련이 없음. ㅋㅋㅋ

남편들을 태명 짓는 걸 참 어려워한다.
솔직히 그 말이 나올지 알았다. 태명 뭐로 지을거냐고?
생각하지 않은 건 아닌데 막상 지을려고 하니 이건 또 쉽지 않은 문제다.

"태명 뭐로 지을까?" 로 시작한 대화 끝엔 어김없이
남편들에게 미션이 떨어진다.
순간 몇 개 좋은 의미를 던져본다.

좋은 뜻,
건강하란 의미에서 건강이,튼튼이,씽씽이
사랑듬뿍 받아라 사랑이
복마니 받아라 복덩이 등등
역시 추상적이거나 좋은 의미를 담다 보면 이내 식상해버린다.
남들이 이미다 했어…유니크하지 않다나~~

무조건 귀여운 의미 를 지어본다.
뽀뽀, 해피, 나비....ㅉㅉ
ㅋㅋㅋ 강아지 이름이 되어버린다.

어감이 좋은 단어
하니, 동글이, 크롱, 뽀롱, 둘리
적다 보니 만화캐릭터구만... 아~ 어렵다~~ 포기

어려운 한자를 끄적거려도 봐도 답이 없다.
결국 심각한 고민에 빠져들게 되고 이내 지쳐버린다.
그 이후로는 그냥 즉흥적으로 생각나는 거 다 줄줄 말하면....
왜이리 성의 없이 짓냐고 핀잔만 듣게 된다. 진짜 헐~ 한 상황

아내의 입장에서 당연히 그럴만도 하다.
지금 힘들어 죽겠는데 남편은 그냥 딴생각만 하는 것 같고
게임이나 친구들 만나 놀 궁리만 하는 한심한 남편으로 낙인찍힌다.
마침 이때 습관적으로 스마트폰을 만지작했다간 큰일난다. ㅋㅋ 조심하길

이때 뭔가 보여줘야 한다.
자~ 이제 태명 짓는 노하우를 전수해준다. (잘 들으세여잉~)
순차적으로 정리할테니 기억력 안 좋은 사람은 폰 꺼내서 캡쳐해두세여잉~

문제)
아내로부터 태명 미션이 떨어진다. 이때 당신의 반응은?
1. 귀찮은 듯한 표정으로 아무 이름이나 툭툭 던진다.
2. 네가 그냥 지으라면서 회피하고 화제를 돌린다.
3. 잠시 고민해보고 상의해서 하나를 고르도록 잘 유도한다.
4. 종이 한 장을 꺼내서 이리저리 태명을 적어보고 한참 고민한 후 정해 말해준다.


이건 머~ 유치원 윤리문제보다 쉽죠?! (하긴 요즘 초등학교 문제가 장난 아니게 어려움)
가장 편한 답은 3번입니다. 그냥 미션이라기보다 같이 상의해서 쉽게 결정되면 좋은데
아내들의 욕심은 거기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뭔가 특별한 레어한 뭔가를 얻고자 합니다.
때문에 남편들은 일단 시간을 벌어야 합니다.
아내가 잠시 잠들어있을 때 A4종이를 꺼내시고 펜으로 많은 낙서를 해보세요.
A4용지가 시커매질수록 좋습니다. 전날 벼락치기 시험공부포스로 맘껏 낙서해주세요.
그리고 가운데에 가장 잘 만든 단어 3개만 놓고 아내에게 묻습니다.
이중 뭐가 괜찮냐고 ㅋㅋ 거기서 결정이 나면 이번 미션은 클리어되는 겁니다.
여기서 핵심포인트는 역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겁니다.
작명가도 아니고 한자도 잘 모르는데
어떻게 태명을 멋지게 짓습니까? ㅋㅋ (이정도면 충분합니다.)


자..만약 이래도 태명이 안 지어졌다면,
스토리텔링을 통한 태명 짓기를 해주세요.


제 경우를 소개하죠.
입덧이 심한 아내는 그날도 뭘 먹어야 생명연장을 할 수 있나 고민을 했다.
전에도 한 얘기지만 입덧이란 게 아예 먹고 싶은 생각이 안 들게끔 하는지라
그날도 하늘에서 계시가 내려오기만을 기다렸다. 오늘의 메뉴는??...ㅋㅋㅋ
그러던 차에 '얼큰한 짬뽕' 이야기가 나왔고 서둘러 짬뽕집에 갔다.
혹시 모르니깐 매운 거 하나랑 안 매운 거 하나를 시켰다.
아내가 한 수저 드니 '맛있네'를 외쳤다.
(이때 가장 긴장됨, 만약 실패 시 내가 두 그릇을 다 비워야 함)
그러다니 혼자 짬뽕한 그릇을 다 먹는 것이 아닌가?
처음이었다. 그렇게 뿌듯할 수 없었다.
그날 짬뽕한 그릇 열량으로 하루를 연장할 수 있었다.

                                                        어디선가 업어온 짬뽕사진, 저작권없음

입덧이 심한 아기가 처음으로 택한 음식 바로 '짬뽕'
그 뒷글자 뽕을 태명으로 지었다. 뽕이~~
뭐? 뽕? 니 뽕이다. ㅋㅋ 주변사람들 반응도 각양각색이다.
그래 단어만 놓고 보면 참 시리즈 물도 아니고 거시기하지만...
우리 둘만의 추억이 담긴, 스토리가 녹아난 태명이니 바로 낙찰됐다.
역시 여자들은 이런 추억을 좋아라 하는 것 같다.

요즘 내 취미는 아내 배에다 대고 뽕아를 부르는 것이다.
아직 작아서 들릴지 모르겠지만 ㅋㅋㅋ 부르는 나도 재미가 쏠쏠하다~~

Posted by 수신제가치국평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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