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추천/공연추천] 웨딩싱어에서 알려준 배우자 선택의 지혜

오랜만에 뮤지컬 나들이다.
연말에 웨딩싱어를 꼭 보려고 했는데 바빠서 패스했다가 더 늦으면 안되겠다 싶어 보고 왔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이 뮤지컬 후기를 많이 남겼다.
난 뮤지컬을 보기 전에 절대 다른 사람의 후기를 보지 않는다.
그래야 평온한 마음에서 관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포일러 거의 없으므로 내 후기는 봐도 무방)

이 뮤지컬의 기본틀은 매우 간단하다.
주인공 두 남녀가 각자의 배우자가 될 뻔한 사람들이 있었으나
뒤늦게 두 사람이 서로 사랑하고 있음을 직감하고 결혼을 한다는 내용이다.

큰 반전이나 긴장을 기대했던 사람이라면 다소 실망할 수 있겠지만
이 뮤지컬은 그런 진부한 스토리를 배우들의 열연과 짜임새 있는 구성으로 승화시켰다.



특히 숟가락 얻어 놓기로 유명한 배우 황정민이 실제로 뮤지컬 배우였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이렇게 노래를 잘할 줄은 몰랐다. 영화배우라는 인식이 강했던 나에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또 홀리 역에 윤공주!! 정말 에너지가 제대로 느껴지는 배우였다.
오히려 여주인공보다 더 비중이 높은 느낌이 들 정도로
여자 주인공의 방진의~ 역시 하나하나 칭찬하기 어려울 정도로 완벽했다.
무엇보다 외모! 외모! 예뻐서 집중이 안 된다. (노래도 고와요~)

이분 정말 대박 나 완전 팬될거 같다. 윤공주님^^


이번 뮤지컬도 나에게 많은 느낌을 주는 공연이었다.
그 중에서도 제일 궁금했던 부분은
아직도 이 뮤지컬을 보는 현대 여성들은 로비하트를 어떤 시각에서 바라볼 것이냐다.

좀더 쉽게 물어보자면,
만약 당신이 줄리아라면 로비하트와 결혼할 수 있을까?

선뜻 ‘yes’라고 대답할 수 있는 여성이 몇이나 될까?


비록 영화 속 무대가 80년대이긴 하지만 냉정하게 따져보면
그 당시에도 로비하트는 결혼시장에서는 경쟁력이 없는 인물임은 틀림없다.
변변치 못한 스펙, 그로 인해 늘 불안한 직장, 가진 것이라고는 기타가 전부인 로맨티스트 가이~
로비하트는 그 당시에도 많은 장모님들이 극구 말리는 배우자감이었을 것이다.

공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이 뮤지컬이 21세기에 다시 나타나 인기를 끌게 되는 이유는 뭘까??
먼저..
이 뮤지컬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바로 글렌이다.
로비하트와 완벽한 대조를 이루 있으며
돈이 뭐든지 가능하고 그로 인해 여자도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는 글렌
이런 상황 설정이 관객들에게는 묘한 반발심을 일으켰는지 모른다.
나 또한 뮤지컬을 보면서 결말은 예상됐지만 내심 속으로
'어서 빨리 글렌과의 결혼식을 막아야 돼! 로비!!'라고 외쳤다.


요즘 여성들의 시각은 더 냉정할 것이다.
로비와 글렌 둘 중에 선택하라고 하면 아마도 글렌쪽으로 마음이 기울다가…
계속 줄리아의 의견을 무시하면 결혼 준비 과정에서 다 깨져버리지 않을까 싶다.
아니면 정말 주변사람들의 강추에 의해 글렌과 결혼하고 호화스러운 삶을 살면서
나중에 로비와 바람을 필지도...모르는 일이다.
결론은 로비와 글렌 모두를 합쳐 놓은 완벽한 배우자가 선택된다.
그러나 현실적이 못한 목표로 인해 어느새 계란 두판째로 접어들고!! ㅜㅜ


사랑이 사람을 행복하게 만든다는 믿음은 변하지 않는다.

시대가 변하고 세대가 달라졌어도 사랑은 변하지 않는가 보다.
난 그렇게 믿고 지금까지 그렇게 실천하고 있다.

앞서도 얘기했던 것처럼 글렌과 결혼을 하면 불행할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99%이면서도
글렌을 거절하기 어렵다. 놓치면 아까우니~
다시 한번 얘기하지만 돈으로 다른 것들을 덮어버리기에는 많은 모험이 기다리고 있다.
돈이 써도써도 줄지 않을 정도가 아니라면 살다 보면서 돈 때문에 고민하는 문제는 꼭 발생한다.
그보다도 내면에 감춰진 문제들을 볼 줄 알아야 한다.
성격, 가치관, 생활환경, 생활습관, 종교, 취미, 옷 스타일, 섹스라이프까지
그 사람을 구성하는 모든 것들로 인해 예상치 못한 문제들이 터지게 되는데
이를 하나씩 잘 극복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단지 돈이나 능력이 최우선인지 알았는데 이런 사소한 문제 때문에
결혼생활에 위기까지 올 수 있다고 하면 믿겨지겠는가? 믿어라~
(우린 그 동안 드라마 속 부유한 사모님들이 외로움을 많이 타는 이유를 너무도 많이 봐왔다. 현실에서는??)


능력 있는 남자도 좋지만 행복을 느낄 줄 아는 남자로~

감히 내가 이 글을 우연히 읽게 되는 여자분이 있다면 이렇게 말하고 싶다.
결혼해서 살다 보면 힘든 시기를 겪기도 하고 온갖 현실에 부딪치면서 파경위기를 겪는다.
이런 위기를 잘 극복해나갈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밑바탕이 사랑이다.
배우자간 사랑이 지탱해준다면 어떤 시련이 와도 그 시련을 극복하는 과정 또한 행복으로 다가온다.
행복을 느끼는 남자는 많은 조건들을 동시에 충족해주는 경우가 많다.
현재 삶에 행복을 느끼는 사람을 주위에서 보면 여유롭고 안정적인 경우가 많다.
행복은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가족을 들여다보면 답이 알 수 있다.
자라온 환경이 그 사람을 반영하듯 그 사람이 성장하면서 보아온 부모님의 모습이 곧 결혼생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매일 다투기만 하는 부모님만 봐온 남자는
나중에 정작 자신이 부모가 되었을 때 화해하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다시 학습해야 하며
반대로 아내를 아껴주고 사랑해주는 아버지의 모습이 학습된 남자는
어떻게 하면 아내를 여자로써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방법을 잘 안다.

더 길게 쓰고 싶지만, 얘기가 한도 끝도 없기 때문에 이만 줄인다.


한 여자를 위한 곡을 준비하는 로비하트가 되자!!
아무리 세상이 각박하게 변했다고 하더라도
자신을 위해 낭만적인 노래 한 소절 불러줄 수 있는 남자가 좋다.


이런 사람들에게 추천!!
이제 막 사랑이 싹트기 시작한 두근두근 커플~
결혼 준비하다가 여러가지 현실의 벽에 부딪쳐 조금 소원해진 커플~
그리고..
자신의 능력이 좀 부족하다고 느끼지만 세상 무엇보다도 여자친구를 사랑하는 남자! 강추!

이런 사람들에게 비추천!!
결혼하잔 말만하고 이렇다 할 프로포즈 한번 준비한 적 없는 남자.. 이거 보면 치명적임!!

<내가 올린 사진 중 일부 프로그램 스틸 컷임>

박건형 캐스팅은 못 봐서 아쉽기도.. 댄서의 순정때는 봤으니 됐다.

일찍 도착하니 썰렁했음~
Posted by 수신제가치국평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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