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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6.10 ‘1동 28번지 차숙이네’ 집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주는 연극 by 수신제가치국평천하

‘1동 28번지 차숙이네’ 집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주는 연극

남산타워가 빼곰 고개를 내미는 곳에 남산예술센터가 있다.
연극 ‘1동 28번지 차숙이네’ (최진아 작·연출)


   첫장면...

15년 전 당시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모두 살아 계셨을 적 이야기다.
외할머니는 멀찌감치 서서 눈물을 닦고 계셨다.
이날 몇 십년간 정든 시골집을 부수는 날이었다.
모진 세월을 다 견뎌낸 튼튼한 집도 포크레인 앞에서는 종이집 구겨지 듯 사라져버렸다.
그렇게 집이 부서지는 광경을 보는 두 노부부는
자식을 떠나 보내는 듯 한참 동안 서운함을 감추지 못 했다.


이 공연은 집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아니, 집이 주인공이다.
그 동안 무심하게만 여겨왔던 집에 새로운 질문들을 던진다.
배우들은 주인공을 완성하기 위해 2시간 내내 분주히 움직인다.
실제로는 약 60여 일의 작업 기간을 순차적으로 표현한다.
그 사이사이에 주인공은 완성되어가며 집에 대한 다양한 철학을 이야기한다.


1. 집은 왜 반듯해야 할까?
네모의 관습, 반듯해야 효율적이고 공사비도 적게 든다.
때문에 대부분의 집은 네모 반듯한 게 일반적이게 되었고
그 사고방식이 그대로 관습이 되어버린 것이다.


2. 나무집이 더 비싸다?
예전에는 다 나무집을 지었는데 지금은 시골도 모두 공구리(콘크리트)로 짓는다.
왜냐면 공구리로 지어야 싸고 튼튼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웰빙 시대라 나무집이 더 비싸다.

            온돌집을 부수면 넙적한 돌이 나오는데, 이 돌은 이집 저집 필요한 집에 부서질 때 다른 집으로 이사간다고 한다.

3. 화장실의 변화
예로부터 뒷간이라고 하여 화장실은 집과는 분리된 최대한 먼 곳에 위치해 있었다.
허나 주거형태가 아파트로 바뀌면서 화장실도 어쩔 수 없이 집안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초기 아파트는 베란다에 화장실이 있었다고 하고, 이중문 구조로 실내와는 분리된
그런 형태였다고 한다. 현재는 작은 평수 아파트에도 2개의 화장실이 존재할 정도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몇몇 기억에 남는 이야기를 적어봤다.
무엇보다 이 공연의 가장 차별화된 특징은 공연 중에 집을 세운다는 것이다.
바닥에 작은 공간이 마술에서 보던 것처럼 구조물이 올라간다.
이 집이 지어지면 그 안에서 행복하게 살아갈 사람들을 상상하며 배우들은 망치질을 한다.


전에는 볼 수 없는 특이한 공연이다.
집 짓는 과정이 어찌 보면 별거 아닐 수도 있지만 그 안에는 살아간 사람들의 삶의 애환이 담겨 있다.
그런 에피소드들은 공연 관람자들에게 독특한 재미에 빠져들게 한다.
나 역시 우리집을 돌아보게 된다. 이사갔지만 어릴적 살던 집, 유년기에 살던 집도 생각이 난다.
지금 우리집은 네모반듯한 아파트 속 작은 공간이지만 내 몸과 마음에 휴식을 줄 수 있는 소중한 공간임을
다시 한번 깨달게 되었다. 

프레스콜 현장 모습!!
  
공연장 모습.. 반 원형 경기장처럼 되어 있다.

 

       거푸집에 대한 설명 중


 

이분이 셋째달 시은역

 

     이 공연은 진짜 전부 리얼이다.
     국수를 드신다. 이러다가 진짜 막걸리 한잔 할지도 모른다.

Posted by 수신제가치국평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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