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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7.08 연극 '보고 싶습니다' 오랜 여운이 남는 공연 by 수신제가치국평천하

연극 '보고 싶습니다' 오랜 여운이 남는 공연


별 기대없이 봤음에도 이 연극은 오랫동안 내 머리 속에 맴돈다.
뭐 기대를 가질 것도 없는 것이 요즘 나오는 많은 대작들은 TV, 포스터, 온라인이다
뭐든 열심히 홍보를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내용을 알고 간다만,
이 연극은 그런 인위적인 홍보를 못 보았으니 모르는 게 당연할 것이다. (이미 매니아 층도 있겠지만)
더욱이 비좁은 객석에 앞사람 머리 사이로 빠끔히 봐야 하는 이 상황은
다리 꼬고 앉아도 충분한 대극장 의자에 익숙한 나에게는
매우 불편했지만 20대 초반에 연극을 처음 접했던 시기의 향수를 자극할 수 있었다.


연극 '보고싶습니다'
무대세팅을 보면 2~3년 전에 본 연극 '그대를 사랑합니다'와 매우 비슷한 배경이다.
산동네, 이리저리 어지럽게 이어지는 골목을 재현해놓은 무대
아직은 개발이 덜된... 그런 동네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2011년 7월부터 슈퍼에서 박카스 판매가 시작되는데
그보다 훨씬 오래 전부터 슈퍼에서 박카스를 판매했던 그곳 ㅋㅋㅋㅋ
암튼 그런 곳이다. 아 또 눈물 나는 사랑을 보여주겠구만.. 속으로 그런 생각을 했다.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어쩌면 진부하다고 느껴질 수 있는 그런 스토리다. 두서없이 나열하자면,
가난한 집에 치매 걸린 엄마를 다시 찾은 독희, 부정한 짓으로 번 돈으로 엄마를
호강 시켜 드리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돌아가신다.
한편으로 상도는 돈 가지고 도망간 독희를 찾아 다니고...
장님 지순이 운영하는 슈퍼를 중심으로 사랑과 이별이 펼쳐진다. (새드앤딩ㅠㅠ)


그런데 이런 뻔한 연극이 왜 자꾸 생각나는 걸까?
생각을 정리해보기로 했다.

1.한편에 완성된 영화를 본 느낌!!
두 시간 동안 신나게 울고 웃었다.
영화 '해바라기' 김래원이 생각났고, '아저씨'에 원빈도 생각났다.
극 초반부터 암흑 속에서 펼쳐지는 삭막한 고함과 공포...
이건 완전 4d영화관 저리 가라다. ㅋㅋㅋ

                                                헐렁이가 입고 있는 저 녹색 추리링바지.... 탐난다. ㅋㅋㅋㅋ

그리고 어쩌면 너무 많이 써먹어서 이젠 질려버린 조폭코메디도 나오는데
싫지 않다. 좋다.
뻔한 스토리지만 너무 재밌다.
동네 건달의 맹활약으로 인해 충분히 웃다 나올 수 있으니
어디가서 연극 추천해줘도 부담없을 것 같다.
(단, 다소 폭력적인 부분이 있으므로 잘 고려할 것!!)


2.여심을 자극하는 다양한 장면

                               공연장 입구 쪽에 몇개 있는 박카스 병하나 들고 인증샷!!
이 연극의 핵심은 '박카스'다.
지치고 피로한 당신이 마셔 할 그 음료, 또 할말 없으면 주문하기 부담 없는 그 음료
공연 보는 내내 나도 한 모금 먹고 싶을 정도이니…동아제약에서 상 줘야 한다. ㅋㅋ
그 박카스 뚜껑으로 링 반지를 만들어 지순에게 고백하는 독희!
설마 이 장면이 통할까 했는데.. 이미 관객들은 마치 지순이 된 것마냥
좋아하고 기뻐했다.
(혹시 그 장면을 보고 따라하는 남친이 있다면....
 연극은 연극일 뿐 오해하지 말자!!
 현실은 정말 그랬다간 그녀는 떠난다.ㅋㅋ)

여기서 끝이 아니다.
종이학!!! 종이학 눈~
어두운 세상을 밝은 마음으로 바라보는 지순의 마음처럼
잠시나마 각박한 세상을 잊고 순수했던 어린 시절로 돌아가볼 수 있다.
(이 역시 종이학 천마리를 접어 선물하는 남자분들 없길 바랍니다. 학보다는 금 거북이로)


3.나쁜 짓을 하면 벌 받는 스토리
사실 남자분들은 독희가 되고, 여자분들은 지순이 되어..
도망자인 독희가 잘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조마조마하면서 보게 되는데
결국, 독희의 삐리리로 결말이 난다.
그것도 지순의 하나뿐인 삐리리한테 말이다. 대충 스토리를 눈치채도 좋고 아니어도 좋고..
이날 아는 지인을 통해 갔는데 청소년들도 상당히 많이 갔었다.
부정한 방법으로 돈을 벌면 큰 벌을 받는다는 걸 다시 한번 일깨워준다.


13번째 앵콜 공연 중인 연극 '보고 싶습니다'
8년간 꾸준하게 사랑 받았다고 한다.
뻔한 듯 하지만 뻔하지 않음을 강조하는 연극 보고 싶습니다.
이 정도면 따로 추천 안 날려도 될 듯 싶다.
사랑하는 연인끼리 이 연극을 보고 집에 오는 길에 연극의 여운을 이야기 하다 보면
그 동안 내 옆에 있던 (늘 그 향기를 풍기던) 사람이 얼마나 고마운 존재였는지 다시 한번 느끼게 될 것이다.
인생설계에 도움이 되는 공연임^^

ps. 특히 우연인지 모르겠는데 ‘지순’역의 '조헌정' 배우
너무 낯이 익어 찾아보니 역시나 뮤지컬 '오당신..'에서 출연했다.
컴퓨터를 뒤져보니 사진들이 있었다.


그때도 참 인상 깊게 봤는데… 참 빠져들게 하는 연기력, 훌륭한 배우 같다.
나도 이제 배우 따라 공연 관람하러 다닐 듯 싶다. 팬심 ㅋㅋㅋ

내 하드에서 찾은 보너스 영상 ' 오당신 팬미팅 때 블루레인 부르신 조헌정 배우님, 살짝 이효리삘^^

Posted by 수신제가치국평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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