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utterfly/실화연극] 엠버터플라이 관람 후기, 욕망해소와 행복에 대한 재고
"나를 속인건 나의 욕망"
이 연극의 가장 핵심적인 주제다.
욕망!! 어쩌면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될 매우 중요한 욕구이자 본능일 것이다.
사회적 배경에 따라, 종교나 지역이념에 따라 욕망은 다르며
그 욕망을 표출하거나 절제를 잘 콘트롤해야 올바른 인간으로서 대접을 받는다.
그러나... 욕망이 법과 윤리라는 잣대에서 정의내려지기 전에
과연 르네와 송릴링은 얼마나 행복했을까하는 관점에 촛점을 두고자 한다.
먼저 공연에 대한 전체적인 평가는 약간의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나는 매우 신선했다.
신선하다는 느낌은 독특함으로 인해 살짝 어색한?
그렇지만 이런 공연을 보게 된 것에 대한 기쁨이 더 없이 컸다.
다양한 장르를 두루 보지만 인간의 내면을 연기하는 연극 공연이야말로
관람 후에 인생에 대한 깊은 성찰의 기회를 제공해주는 것 같아 좋다.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으니 참고바랍니다. 대부분 제 생각들 뿐)
연극을 보는 내내 나는 한가지 물음에 집중했다.
과연 저 둘은 행복할까?
내 답은 YES!
해외토픽에서나 볼 수 있는 내 아내가 남자였다? 정도의 소재이겠지만
단순히 두 사람의 상황만을 놓고 볼 때 세기의 스캔들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시대적으로 두 국가간의 대치상황을 봤을 때 절대 이뤄질 수 없는 운명을
보란 듯이 극복하고 완전한 사랑을 이룬~ 이런 케이스는 세상에 없을 것이다.
처음에는 혼란스러웠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15년을 동거하는 동안 알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서로가 가진 치명적인 약점을 서로 감싸주고 위로하면서 그 둘은 충분히 행복했을 것이다.
이 공연은 몰입이 중요하다.
'르네'입장이 되어 봤다.
한 없이 나약한 남자인 르네는 송을 만나고 내면의 남성성을 찾아 15년간 행복했다.
물론 재판에 넘어가고 정체성의 혼돈으로 자살로 생을 마무리하지만 그는 충분히 행복했기 때문에 그걸로 된거다.
아무런 의심없이 송을 진정으로 사랑했다. 사람은 자신이 듣고 싶은 말만 듣고 유리한 진실만 믿게 된다.
스스로의 선택이 비록 천륜을 거스르는 행위일지라도 자신이 믿고자하는 욕망속에 행복해했다.
나중에는 미쳐날뛰지만 다시 시간을 거슬러 같은 상황에 놓인다면 르네는 똑같은 결정을 내렸으리라.
왜냐? 두번째 선택기회에서 가장 중요한 선택요인은 본인의 쾌락적 욕망이기 때문이다.
'송릴링'입장이 되어 봤다.
사실 그는 간첩이었다. 그 당시의 여성간첩 한명이 수만대군의 군사력과 맞먹을 정도로 강력했다.
임무를 위해 그는 연기했고 르네와 15년을 동거했다. 요즘 세상에서는 말도 안되는 일이지만
국가와 인민을 위해서는 충분히 희생을 가능했으리라 생각한다.
그런데... 송릴링도 점점 르네에게 빠져들었다.
비록 처음에는 임무완수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연기를 했겠지만 그 과정속에서
점점 르네에 대한 사랑이 커져가는 것을 릴링마저 멈출 수 없었다.
살다보면 정이 들고 릴링의 욕망도 르네와 함께 점점 완성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욕망의 꿈을 깨는 순간~ 모든 것은 허무하게 끝나버린다.
오늘 공연이 주는 교훈도 그런 것일까? 학습이 잘되어 있기 때문에 저런 사랑은 꿈에도 못 꾼다.
단지 막장드라마속에 아슬아슬 들통나지 않는 긴장과 스릴감을 즐길 뿐이다.
점점 사람들이 욕망은 안 좋게 해석하고 절제의 미덕만이 정답이라 믿는 것 같다.
맞는 말이다. 욕망을 절제하지 않는다면 무질서하고 통제불가의 세상이 열릴 것이니
하지만!!
인간의 본성을 무시하며 살아갈 수 없다는 너무도 당연한 진리를 이 공연을 속 시원하게 풀어주고 있다.
기억에 남는 몇장면을 꼽자면,
두 남자의 키스신, 송릴링의 노출장면, 송릴리의 변신장면(목소리 톤이 넘나드는) 등을 뽑을 수 있다.
아~ 너무 욕망적인 부분만 떠오른 것 같아... 나도 어쩔 수 없는 인간인가보다.
자. 마무리
국가와 사회와 민족과 주변사람들에게 피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욕망을 채우며 삽시다~
정동화 일본팬분들이 쌀화환을 보내주신 것 같다. 정동화 배우님 캐스팅은 못 봤지만 배우입장에선 큰 힘이 되지 않을까??
인증사진 한장 박고~ 급하게 찍느라고 살짝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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