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25주/임신축하선물] 임신한 아내에게 감동 선물하기

임신을 하면 호르몬의 변화와 출산에 대한 미래걱정으로 하루에도 감정기복이 심해진다. 
몸이 점점 무거워지고 속이 울렁거려 기운이 하나도 없다 보면 심지어 우울증이 오기도 한단다.
임신이란 마땅히 축복받아야 하는 일이지만 점점 배가 불러오는 아내는 점점 고통스러워지고 있다. 안타깝다.
이 시기에 남편들은 한번쯤 크게 움직여줘야 한다. (제발 꼭~)
가장 힘든 이 시기에 ‘아내를 감동의 선물을 준비해 보자’
참고로 가장 힘들 때 감동을 주면 그 기억이 오래가니~ 좋은 찬스를 놓치지 말길 바란다.

편지쓰세요~
편지를 써보자.
문장 실력이 영 형편없다고?! 맨날 문자만 하다가는 평생 손 글씨가 어색해질 수 있다.
먼저 컴퓨터 메모장에 쓰고 싶은 말, 고맙다는 말, 미안하다는 말들을 네이트온 채팅대화 하듯이 줄줄 써내려가보자.
다 쓴 다음에 편지에 정성스럽게 옮기면 된다. (생각보다 편지쓰기 쉽다. 어려운 문장 만들려고 애쓰면 시작도 못한다) 
처음부터 편지지에 쓰기 시작하면 금새 막히기 때문에.. 한번 써보고 옮기는 게 좋다. (시간절약)
사실 난 스스로도 무자비한 악필이다. 그렇지만 그런 악필로 쓴 편지도 마음을 담아 쓰면 전혀 문제될게 없다.

선물?!
보통 임신했을 때 임부복이나 유아용품을 선물을 주로 한다.
그래도 뭔가 선물과 꽃 땡하고 주기에는 아쉽다. 뭔가 아내만을 위한 감동선물이 필요하다.
모두가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기막힌 선물을 준비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내 사례를 참고해보기 바란다.

(산후조리원편)
우리 부부는 맞벌이임에도 불구하고 노후대책에 일찍 눈을 뜬 결과 (지금 수입의 반이상 저축) 여유자금이 없다.
어릴 적부터 아껴 쓰는 습관이 몸에 밴 아내에게 비싼 산후조리원을 가느냐, 마느냐에 몇날 며칠을 고민하고 있더랬다.
사실 2주에 200만원 이상 하는 금액을 소비해야 하는데 아내는 혼자서 절대 못한다. ㅋㅋㅋ 
옛날에도 충동구매로 코트랑 옷가지 몇벌 산거.. 저녁에 예쁘게 입어보고 다음날 다 환불했을 정도로 소비에 둔감하다.
그 비싼 가격도 그렇고 처음에는 시어머니가 도와준다고 해서 그냥 집에서 산후조리할까 생각했지만
 첫아기라 자신이 없어 결국 산후조리원을 가기로 결정을 했다.
그래도 여자의 마음이 어디 쉽게 굳어지는가.. 가기로 결정해놓고도 영 마음이 불편한 모양이다.
결정을 한 날도 마음이 불편해 몇번이고 갈까 말까를 나에게 되묻고 있었다..... 아 ㅜㅜ

사실 일년 전부터 나는 용돈을 조금씩 모아 장모님 여행을 보내드리기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었다.
아내 몰래. 많은 용돈 엥꼬? 위기가 있었지만 운 좋게 잘 버텨 160만원 정도를 모을 수 있었다.
뻔한 용돈에 이런 목돈이 만들어진걸 보면... 그동안 친구들과 단절되게 살았던 지난날이 오버랩된다. ㅋㅋㅋ
어쩔 수 없지 않은가. 확실히 결혼하면 돈이 절약된다.
그런 그 돈을 편지와 함께 아내에게 주었다.
아직 한참 부족한 금액이지만... (사실 장모님께 드릴 귀한 돈이었지만...이러다 효도는 언제하나 걱정스럽지만,)
당장 이 순간만큼은 아내의 감동 선물을 위해 감수하기로 했다.
그 날밤 아내는 기쁨에 한없이 울었다. 나도 따라 눈물이 났다.
이때 선물을 몇배 더 빛나게 한 것이 마음을 담은 편지였다.
그 다음날 아내의 네이트온 대화명에 나는 최고의 남편이 되어 있었다.



<<남편분들은 이것만 기억하세요>>


1.시간투자을 투자하세요.
감동선물의 제 1조건은 아마도 비용보다도 시간투자인 것 같다.
프로포즈를 위해 땀 뻘뻘 흘리면서 초에 불을 붙이는 노력 - 30분
아직 퇴근전인 아내를 위해 집청소, 밥하기, 빨래 - 1시간
목돈마련 프로젝트 - 1년~2년
아이의 성장과정을 사진에 담아 동영상을 만든 아버지 - 10년
돈으로 살 수 없는 시간을 잘 투자하면 감동은 자동적으로 따라 옵니다잉. 참 쉽죠잉~


2.센스를 좀 뿌려주세요.
센스야 말로... 요즘 세상을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덕목이 아닐까 싶다.
말인즉 센스를 어떻게 발휘하느냐에 따라 효과가 배가 될 수 있다.

(피부관리샵편)
한번은 결혼 1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큰 선물을 하고 싶던 차에..
때마침..평소 피부 트러블 때문에 손거울만 들여다보는 아내에게 사치스럽지 않은 피부관리권을 사서 준 적이 있다.
(역시 뻔한 용돈이 전부인 나에게 35만원을 모을려면 꼬박 세달은 모아야 했다.)
그냥 그렇게 사주면 그대로 50점은 한다. 그러나 이 시대 남편들은 120점 이상 따야 한다.

선물하기 일주일전.. 피부샵을 혼자 방문한다.
"어서오세요~ 피부관리 받게요?"
"아니요~ 제 아내이름으로 10회권 얼마죠?"
덩치 큰 남정네가 아내도 없이 혼자 방문한 것이 피부샵사장님은 마냥 신기했나 보다. 
그래서 내 작전을 말해줬다.
[아내에게 이벤트 당첨 문자를 보내줄 것~ 1회 꽁자] 대신 절대 낚시성 문자 안들게..
의심 많은 아내가 그 문자를 그냥 지워버릴 우려도 있었다. 요즘 그런거 많지 않은가.. 무료시술로 낚는...

며칠 후 아내가 나에게 작년에 관리 받은 피부샵에서 이벤트한다고 문자가 왔다 길래..
난 모른 척 시치미떼고 "한번 가봐. 공짜가 어디야~ ㅋㅋ" 
그 다음날 퇴근하고 집에 왔는데 아내의 표정이 안 봐도 비디오다.
그날 피부샵여사장님이 아내 시술 받는 내내 남편 자랑을 했나 보다.
그 옆에 있던 종업원과 다른 손님들도 아내를 부러운 눈으로 봤다나~~ ㅋㅋㅋ으쓱~~
아내는 당시 어떤 기분이 들었을까??


3.스토리를 만들어라. 스토리텔링 하자~
너무도 유명한 크리스마스 선물 (오 헨리) 이야기를 보면 남녀가 서로를 위해 자신의 가장 아끼는 물건을 팔아
선물을 해준다는 내용이 나온다. 빗과 시계줄~ 결국 그 부부는 전혀 쓸모없게 된 선물을 샀지만
그 마음만은 평생 간직하고 살아가게 된다. 우리 인생도 이런 가슴 짠한 이야기가 많았으면 좋겠다. ㅋㅋ
아무튼.. 앞서 몇편의 이야기를 들려줬듯이 스토리텔링을 하면 된다.




<엉터리생고기편>
임신일기 초기에 엉터리 생고기에 대한 스토리를 올린 글이 있었다.
대림동 엉터리생고기집에서 받은 사랑의 냉면 한그릇
남편 원기보충을 위한 아내의 특별 선물 
요약해서 말하자면, 아내가 입덧으로 고생하다가 엉터리생고기집 도움!!으로 기운을 차렸다는 이야기다.
내 아내를 살려준 고마운 곳을 위해 단단히 매상좀 올려주기 위해 처가 형님들까지 불렀다.
소고기를 거하게 먹고, 내 주특기인 후기라고 올려줄 심상으로 몇컷 찍었는데...
때마침 엉터리생고기측에서 블로그 후기 이벤트를 하는 것이 아닌가...이벤트에 대한 기대보다도 고마움의 표시로 글을 올렸다.
1월말 경 한통의 전화가 왔다. 예상대로 1등당첨 소식이었다.
곧 이어 아내의 대박전화가 울렸다.!!!!! 수화기 너머로 "오빠 대박 1등이야" 외침이 들렸다.
굉장히 사소한 일로 시작했던 그 일이 이렇게 10분 이상 자랑질할 수 있는 큰 스토리가 되어 돌아왔다.
한국인의 정서에는 모두 공통적으로 정(情)이란걸 품고 있다. (초코파이: 말하지 않아도 알아~~~~)
이날 우리가 선물 받은 정은 다시 우리의 지인들에게... 그리고 아내의 회사 동료들 배속을 통해 전파됐다. ㅋㅋㅋ


너무 이야기가 길어져서 정리가 안된다. ㅋㅋ
결론은 무슨 선물이 좋을지 쇼핑몰 뒤적거리지 말고, 가장 소중한 사람이 만들어주는 추억을 선물해보자는 의미이다.
너무 어렵다면!!! 연습하다보면 는다.


아내의 발렌타인 편지~



 

Posted by 수신제가치국평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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