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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5.03 [m.butterfly/실화연극] 엠버터플라이 관람 후기, 욕망해소와 행복에 대한 재고 by 수신제가치국평천하 2
  2. 2011.06.28 [헤드윅/록뮤지컬] 초보관람자를 위한 헤드윅을 제대로 즐기는 법 by 수신제가치국평천하

[m.butterfly/실화연극] 엠버터플라이 관람 후기, 욕망해소와 행복에 대한 재고

 

 

 

"나를 속인건 나의 욕망"

이 연극의 가장 핵심적인 주제다.
욕망!! 어쩌면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될 매우 중요한 욕구이자 본능일 것이다.
사회적 배경에 따라, 종교나 지역이념에 따라 욕망은 다르며
그 욕망을 표출하거나 절제를 잘 콘트롤해야 올바른 인간으로서 대접을 받는다.
그러나... 욕망이 법과 윤리라는 잣대에서 정의내려지기 전에
과연 르네와 송릴링은 얼마나 행복했을까하는 관점에 촛점을 두고자 한다.

먼저 공연에 대한 전체적인 평가는 약간의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나는 매우 신선했다.
신선하다는 느낌은 독특함으로 인해 살짝 어색한?
그렇지만 이런 공연을 보게 된 것에 대한 기쁨이 더 없이 컸다.
다양한 장르를 두루 보지만 인간의 내면을 연기하는 연극 공연이야말로
관람 후에 인생에 대한 깊은 성찰의 기회를 제공해주는 것 같아 좋다.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으니 참고바랍니다. 대부분 제 생각들 뿐)
 
연극을 보는 내내 나는 한가지 물음에 집중했다.
과연 저 둘은 행복할까?


내 답은 YES!
해외토픽에서나 볼 수 있는 내 아내가 남자였다? 정도의 소재이겠지만
단순히 두 사람의 상황만을 놓고 볼 때 세기의 스캔들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시대적으로 두 국가간의 대치상황을 봤을 때 절대 이뤄질 수 없는 운명을
보란 듯이 극복하고 완전한 사랑을 이룬~ 이런 케이스는 세상에 없을 것이다.
처음에는 혼란스러웠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15년을 동거하는 동안 알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서로가 가진 치명적인 약점을 서로 감싸주고 위로하면서 그 둘은 충분히 행복했을 것이다.

이 공연은 몰입이 중요하다.
'르네'입장이 되어 봤다.
한 없이 나약한 남자인 르네는 송을 만나고 내면의 남성성을 찾아 15년간 행복했다.
물론 재판에 넘어가고 정체성의 혼돈으로 자살로 생을 마무리하지만 그는 충분히 행복했기 때문에 그걸로 된거다.
아무런 의심없이 송을 진정으로 사랑했다. 사람은 자신이 듣고 싶은 말만 듣고 유리한 진실만 믿게 된다.
스스로의 선택이 비록 천륜을 거스르는 행위일지라도 자신이 믿고자하는 욕망속에 행복해했다.
나중에는 미쳐날뛰지만 다시 시간을 거슬러 같은 상황에 놓인다면 르네는 똑같은 결정을 내렸으리라.
왜냐? 두번째 선택기회에서 가장 중요한 선택요인은 본인의 쾌락적 욕망이기 때문이다.


'송릴링'입장이 되어 봤다.
사실 그는 간첩이었다. 그 당시의 여성간첩 한명이 수만대군의 군사력과 맞먹을 정도로 강력했다.
임무를 위해 그는 연기했고 르네와 15년을 동거했다. 요즘 세상에서는 말도 안되는 일이지만
국가와 인민을 위해서는 충분히 희생을 가능했으리라 생각한다.
그런데... 송릴링도 점점 르네에게 빠져들었다.
비록 처음에는 임무완수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연기를 했겠지만 그 과정속에서
점점 르네에 대한 사랑이 커져가는 것을 릴링마저 멈출 수 없었다.
살다보면 정이 들고 릴링의 욕망도 르네와 함께 점점 완성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욕망의 꿈을 깨는 순간~ 모든 것은 허무하게 끝나버린다.
오늘 공연이 주는 교훈도 그런 것일까? 학습이 잘되어 있기 때문에 저런 사랑은 꿈에도 못 꾼다.
단지 막장드라마속에 아슬아슬 들통나지 않는 긴장과 스릴감을 즐길 뿐이다.
점점 사람들이 욕망은 안 좋게 해석하고 절제의 미덕만이 정답이라 믿는 것 같다.
맞는 말이다. 욕망을 절제하지 않는다면 무질서하고 통제불가의 세상이 열릴 것이니
하지만!!
인간의 본성을 무시하며 살아갈 수 없다는 너무도 당연한 진리를 이 공연을 속 시원하게 풀어주고 있다.


기억에 남는 몇장면을 꼽자면,
두 남자의 키스신, 송릴링의 노출장면, 송릴리의 변신장면(목소리 톤이 넘나드는) 등을 뽑을 수 있다.
아~ 너무 욕망적인 부분만 떠오른 것 같아... 나도 어쩔 수 없는 인간인가보다.

자. 마무리
국가와 사회와 민족과 주변사람들에게 피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욕망을 채우며 삽시다~


   정동화 일본팬분들이 쌀화환을 보내주신 것 같다. 정동화 배우님 캐스팅은 못 봤지만 배우입장에선 큰 힘이 되지 않을까??
인증사진 한장 박고~ 급하게 찍느라고 살짝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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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수신제가치국평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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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윅/록뮤지컬] 초보관람자를 위한 헤드윅을 제대로 즐기는 법

  

'헤드윅' 오래 전 영화배우 조승우가 출연해 화제가 되었던 그 뮤지컬이다.

평소 공연을 많이 보는 편인데도 이상하게 예약을 못했다가
장마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던 첫날 보게 되었다.
그날도 그냥 평상시와 똑같은 퇴근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가까운 포장마차에 앉아 빗소리 맞으면서 우동이라도 한그릇 말아야 할 것 같고
평소 연락 안했던 지인이라도 불러야 할 거 같아 전화기만 만지작 거린다.
평소 연락안했던 지인들을 떠올리며 술한잔 기울이고 싶은 충동이 든다.
왠지 비 오는 날은 센티해지기 마련이다. ㅋㅋ


이날 출연자는 ‘헤드윅’역에 신화의 김동완‘이츠학’역의 전혜선이 나왔다.
둘 다 성性을 뒤바꾼 역으로 어색한 모습이었지만 하모니 만큼은 완벽했다.

                                                                        '이츠학'역 전혜선

어느정도 유명한 뮤지컬이기에 여장남자가 출연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그러나 과연 저 록커가 왜 여장남자를 하게 되었는지는 잘 알지 못했다.
그(그녀)가 실패한 트렌스젠더에서 락커로 거듭나기까지의 일대기를
독백으로 처리하고 그 감정을 그대로 이어 노래로 승화시킨다.
파란만장한 그의 삶처럼 때론 신나게 때론 우울하게 다양한 분위기로 청중들을 매혹한다.

헤드윅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


1. 여장남자로 살게 된 사연을 알고 가자.
단연, 돋보이는 것은 남자배우들의 여장일 것이다.
그것도 남성미가 물씬 풍기는 조각몸매의 김동완이 망사스타킹에 미니스커트
금발 가발과 짙은 스모키 화장은 그 자체로도 쇼킹하다.
나 또한 학창시절에 일본 비주얼락밴드들을 굉장히 좋아했다.
밴드 맴버 전원이 화려함을 넘어 파격적인 변신을 주저하지 않았다.
물론 그 비주얼을 받쳐주는 음악성이 밑바탕이 있었기에 더욱 돋보였다.
헤드윅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배우가 남자라는 사실을 버리고 여자로서 바라봐주어야 한다.

헤드윅은 우리정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한恨을 가지고 있다.
그녀의 곡을 가지고 세계적인 록커가 된 토미, 그를 배신한 첫번째 남편 루터
그리고 성난 1인치 등등등...
불운한 태생부터 그녀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지기까지 이야기를 듣게 되면
여장남자로서의 거부감보다는 헤드윅을 이해하는 마음이 점차 싹튼다.
사실... 이 공연에 대한 재미를 극대화하고자 일부러 아무 정보도 안 찾아보고
무작정 공연을 보게 되니 독백으로 전개되는 스토리 라인은 갈수록 정리가 안되었다.
결국 공연에 몰입되지 못하면 남는건 졸음과 지루함뿐!!
헤드윅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반드시 기본적인 줄거리 정도는 알고 가는 게 좋다.


2. 록뮤지컬 장르..그냥 콘서트장에 왔다라고 생각하자.
참 보기 드문 장르이다. 무비컬, 팝뮤지컬, 넌버벌퍼포먼스 등등 다양한 장르가 쏟아지는 가운데도
‘록뮤지컬’이란 부분은 상당히 특이한 장르다.
한편의 콘서트를 보는 듯하다. 아니 한편의 콘서트다.
잘 모르던 가수도 실제 콘서트장을 다녀오면 팬이 되기 마련이다..
신화로서는 잘 알지만 실제 김동완은 생각보다 노래를 잘 불렀다. 락커해도 될듯~~
헤드윅을 제대로 즐기려면 콘서트장에 왔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런데 이날따라 조금 아쉬었던 부분은 관객의 반응이 생각보다 없었다는 점!!
헤드윅이 “그렇지 않아요?” 물어보면, 한두명 쯤은 맞아요!! 호응이 있어야 하는데
호응이 없으니... 가라앉았다.
허름한 모텔에 조식권을 대신하는 작은 공연이지만 열정적 락커와
앵그리인치, 백보컬 이츠학까지 있는 콘서트장인 것이다.
공연 끝날 때 쯤 되어서야 다들 스탠딩한 후 손을 들기 시작한다. (시킨 것도 있지만)
이제야 제대로 느껴진다. 이게 바로 록뮤지컬 만의 장점이란 생각이 들었다.


3.헤드윅이 처한 상황과 삶을 이해하자.
짙은 화장에 카리스마! 도도해보이면서도 툭툭 던지는 싸가지 없는 말투!
그런 그녀가 자기 이야기를 한다.
암울한 동베를린에서 태어난 여자 아이같이 소심한 소년.
그리고 미국으로 건너와서 겪는 수많은 상처들!
공연 마지막에 자신의 굴레와도 같은 금발가발을 벗어던진다.
가슴에서 꺼낸 '토마토'인가 그거 같던데 과감하게 짓이겨버린다.
바닥에 나뒹굴면서 몸부리는 장면도 충격적이고
여성관객들의 눈을 자극하는 김동완의 옆구리 브이라인도 쇼킹하다.
남자인 내가 봐도 솔직히 몸 좋다. 저런 몸 좋은 트렌스젠더들이 있겠냐만은..ㅋㅋㅋ
처음에는 다소 거부감이 들었지만 그녀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볼수록 정이 간다.
그때만큼은 많은 트렌스젠더들의 삶을 이해할 수 있을 거 같기도 하고.. 좀 오반가.
(헤드윅이 성정체성에 대해서 문제가 있었다고 정확히 나오지는 않았지만)
아무튼 당시만큼은 모든걸 다 이해할 수 있을 거 같았다.

이미 매니아이신 분들은 내가 느끼지 못한 또 다른 매력을 느끼고 계시겠지만
헤드윅 초보 관객으로서 아쉬웠던 부분을 다른 분들에게 만큼은 도움이 되고자 포스팅했다.
아직도 마지막 열창하는 모습과 몇몇 음악은 귓가에 맴돈다.


ps. 이날 김동완이 비도 오고 그러니깐 가는 길에 막걸리와 함께 마무리하라고...했다.. 그래서 결국...ㅋㅋㅋ

Posted by 수신제가치국평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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