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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12.13 뮤지컬 '심야식당' 삶의 본질과 소통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공연 by 수신제가치국평천하 1
'2013년 공연예술 창작산실 지원사업' 우수작품 제작지원 선정작,
'2014년 창작뮤지컬 우수작품 재공연지원' 선정작


뮤지컬 '심야식당' 삶의 본질과 소통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공연




베스트셀러 만화에서 드라마..이제 뮤지컬까지.. 일본냄새 물신 풍기는 이 작품을 보고 왔다.
딱 뮤지컬 심야식당 재밌어??라고 물으면 바로 대답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주로 공연을 볼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여러 요소들..
예를 들어 기가막힌 반전스토리, 배우들의 열연, 조명 무대장치의 화려함..
심야식당은 그런 것과는 차원이 다른 뮤지컬이었다.
뭔가 아픈 구석을 잘 어루만져준다고나 할까??

1.삶의 본질을 다시 알려준 뮤지컬
신주쿠 뒷골목에 간판도 없는 식당에서 하루를 마감하는 사람들..서울도 마찬가지~
먹고 살기 위해 기계처럼 일하다 그래도 살아야 하기에 한 끼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늦은 시간임에도 식당을 찾는다.
저마다의 사연도 각양각색이라 얘기가 통할까 싶지만 심야식당 안에선 각자 살아온 이야기를 나누고 소통하게 된다.
그 안에 여러 에피소드들이 펼쳐진다.

외로움이 극대화된 현대인들에게 단지 밥끼 해결하는 것보다 소통, 타인에 대한 관심이 절실하다.
나도 때론 영업이나 미팅을 하러 돌아다니다보면 밥시간을 놓쳐버리기 일쑤라 대충 떼우곤 한다.
그럴 때는 ‘밥을 먹는다’ 라기 보다는 배속에 뭘 채워 넣는 기분이랄까?ㅜㅜ
맛을 기대하기 보다는 이 외로움 상황을 달래줄 스마트폰 동영상 콘텐츠를 찾는게 급선무다.
이럴 때 오지랖 넓은 '코스즈' 같은 사람이 옆에 있으면.. 다소 당황스럽겠지만
마음만은 훨씬 따뜻해지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한번은 택시를 탔는데.. 기사분께서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참 재밌게 해줬는데 내리고 나서 생각하니
뭔가 가슴속이 꽉찬 느낌이 들었던 경험이 있다. (그런 경험 다들 없나?)
아무튼 이제라도 내가 코스즈가 되어.. 편의점에서 밥 먹을 때 옆에 있는 사람한테
"오늘 날씨 참 춥죠?"라고 운이라도 띄어볼까? 내 인상이 좀 ‘류’스럽지만ㅋㅋ


2.먹는 것에만 집중해줄 수 있는 뮤지컬
먹어보자.
내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음식을 상상하자.
딱 봐도 3초 만에 흡입해버릴 것 같은 러블리 비주얼~
춥고 배고플 때 뿌려 맡을 수 있게.. 음식향을 농축해 가지고 싶을 정도의 구수한 스멜~
한 젓갈 떠서 광속으로 입안을 가져가 미각을 살아 숨 쉬게 하는 그 순간~
그리고 한 그릇을 다 비웠을 때의 세상을 다 얻은 기분과 약간의 너그러움?
앞서 얘기한 것처럼 현대인들은 떼우기 위한 식사를 많이 하기 때문에 오감만족 따윈 잊은 지 오래다.
매일 전쟁터 같은 이 곳에서 메뉴 고르는 것조차 스트레스가 되기 때문이다.
근데 뮤지컬을 보면서 다시 한번 제대로 깨닫게 됐다. 잘 먹고 잘 살자~


잠시 내 음식얘기?를 하겠다.
나야 보다시피 거의 모든 음식을 안 가리고 잘 먹지만, 특히 ‘순대국’을 좋아한다.
순대국을 먹으면 왠지 모를 자신감과 어떤 시련도 다 물리칠 것 같은 에너지가 생긴다.
주변 사람들은 나에게 수도 없이 순대국 예찬을 들어 귀가 아프겠지만 사실 남모를 사연이 있다.
한창 마케팅영업을 다년던 초창기.. 그땐 참 젊은 혈기에 구두가 닳고 닳도록 뛰어 다녔다.
그러다보면 정말 끼니를 놓치기 일쑤였다. 미팅의 긴장감, 압박감이 함께 오면 배고픈 것도 잊는다.
배고픈지 모르고 일하다가 딱! 그 시간이 지나면 기운이 쭉 빠지는 것을 여러 번 경험했다. 아 이러다가 죽겠구나...
그때부터 일부러라도 끼니를 챙겨먹었다. 그때 자주 먹던 게 순대국이다.
원래부터 순대국을 좋아했다 라기 보다는 어딜 가나 순대국집은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때부터 1주일에 1번은 꼭 순대국찬스를 쓴다.
어떤 성과를 낼 때 마다 순대국1그릇 6~7000원으로 해서 성과를 그릇수로 계산도 해본다. 마치 곡식창고를 꽉 채운 흥부가 되듯~
평생 몇 그릇을 먹을지 모르겠지만 (결국 기름 둥둥 고깃국이니 몸에 안 좋다. 먹지마라 잔소리를 듣기도 하지만)
그래도 내 삶의 힘을 주는 음식이니 고맙게 생각한다.
내가 정말 해주고 싶은 얘기는 이거다. 본인만의 음식을 찾아야 한다. (극중 계란말이나 문어모양 비엔나소세지처럼)
구하기 쉽고 가격도 적당한 것을 골라보자. 먹어도 질리지 않는 음식이어야 한다.
사연이 필요하다. 사연이 없으면 어릴 적 어머니가 해주었던 음식을 한번 떠올려 보자. 내가 뭘 좋아했고 행복해 했는지..


마지막으로 이 뮤지컬의 장점을 꼽자면,
뮤지컬 심야식당은 독특한 웃음코드가 있다.ㅋㅋㅋ
특히나 '김종욱찾기' 멀티맨 출신배우(임기홍,김지훈배우) 둘이나 포진되어 있기 때문에 웃지 않을 수 없다.
솔직하게 말하면 웃프다. ㅋㅋㅋ 옆에 관람하는 여자 분은 초반부터 엉엉 울더라. 저분은 고급 힐링중~
각자가 자기가 원하는 코드(음식같은거)를 찾아 맛본 후 포만감을 얻어가는 뮤지컬이다.
먹는 얘기하다 보니 다른 좋은 요소들은 굳이 안 적었다. 끝~



Posted by 수신제가치국평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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