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뮤지컬/뮤지컬예매]오! 당신이 잠든 사이 속 작은 행복



요즘 들어 창작뮤지컬의 재미에 흠뻑 빠졌다.
틈만 나면 보게 되는데 유독 '예술마당'에서 하는 공연들만 자주 가게 된다.
최근 본 뮤지컬 대부분이 이 곳에서 봤고 그냥 담엔 '저거 봐야지' 해서 오게 됐다.

처음 이 연극 관람할 때
정신 못 차리면 무슨 이야기인지 좀 헷갈린다.
환자역을 하는 특이한 케릭터, 더 특이한 의사 양반
그리고 하룻밤 사이에 누군가가 없어져서 호들갑을 떠는 장면
그 뒤에는 각 등장 인물 별로 각자의 인생이야기가 숨어 있다.
그 각 등장인물에 대한 스토리는 이 뮤지컬의 묘미이기 때문에 스포일러는 여기까지~~

(사진 출처: 오! 당신 공식싸이클럽 http://club.cyworld.com/iloveyeonwoo)

사건이 일어나기 전날 밤..
척추마비 반신불수 환자 최병호가 떠나던 그날 밤
사람들은 저마다의 역할에서 최선을 다해 그들이 새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준다.
특히 길례 할머니는 자신이 모아온 돈을 아무런 대가 없이 최병호에게 준다.
난 이 부분에서 묘한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불확실한 미래를 두려워하며 저마다 부를 축적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하지만 장례식장으로 가는 영구차 뒤에 이삿짐을 실은 트럭이 따라가는 장면을 본이 있는가.
그의 시신 옆에 그 사람이 쓰던 물건을 죄다 가져다 놓을 순 있어도 함께 저승으로 갈 순 없다. 단 1원도!!


작은 것들을 소중하게 생각하라.

우리에게 있어 진정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
반신불수가 된 사람, 희망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알콜중독자 그들에게 소중한 것이 있을까??
그들에게는 가끔 외로우면 한 침대에서 체온을 느끼면 잘 수 있는 동료가 있다.
극중 등장하는 주요인물들 모두 보호시설에 오기까지 저마다의 사연들이 있다.
그 사연들을 보면 우리가 살면서 한번씩 겪는 굵직한 사건들이다.
그런 사건들 때문에 병원까지 오게 되었지만, 그 나락의 끝에서도 그들은 행복을 찾는다.
봉사나 헌신 이런 것이 가끔 성공한 사람들의 몫으로 비춰지는 경우가 있지만
사실은 더 가난하고 어려움을 겪어봤던 사람들이 행하는 그런 사랑이 더 많다는 사실~

아주 가끔 김밥장수할머니가 평생을 번 수억원의 돈을 불우한 이웃을 위해,
가난한 학생들 학비를 위해 내놓은 훈훈한 뉴스를 접하게 된다.
아직 한국은 살만한 나라라며 평생을 고생하신 할머니께 박수를 보낸다.
물론 그런 큰 돈을 벌기까지 ‘자기처세서’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처럼
워커홀릭이나 구두쇠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렇게 번 돈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우리는 안다.
평생을 벌어 자신의 심장처럼 아꼈던 통장을 한방에 기부하기 보다는
속바지 깊숙이 꼬깃꼬깃 접힌 천원짜리 한 장을 배고픈 이에게 건네주는 마음이
우리에겐 더 감동이 전해진다.

(그렇다고 김밥할머니를 폄하하려는 것은 아니다.)

내가 주워들은 간디 이야기를 하나 더 하겠다.
간디가 기차여행 중에 실수로 신발 한 짝을 선로에 빠트렸다고 한다.
이내 간디는 주저하지 않고 마저 한쪽을 벗어 선로에 던졌다고 한다.
당황한 동료가 묻자.
간디는 말하길
"한 짝 신을 주슨 가난한 사람이 이내 다른 한 짝을 발견하고는 기뻐하지 않겠는가"


오! 당신이 잠든 사이를 보면서 그 뮤지컬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달았음 싶다.
성공만을 위해 달려가지 말고...
작은 행복에 흠뻑 취해 살아가는 것도 인생의 큰 즐거움임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ps. 최병호는 떠났지만 한 침대에서 잠든 숙자와 길례 할머니는 그 어느 때보다 따뜻한 겨울 밤을 보냈을 것이다.
Posted by 수신제가치국평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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